
결혼 준비를 하던 시절, 저도 예식장 계약금에 스드메에 신혼여행 비용까지 합산하면서 "집 문제는 결혼하고 나서 생각하자"고 미뤘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혼집을 구하고 보니, 하루짜리 결혼식보다 매달 나가는 대출 원리금과 재산세가 훨씬 오래 영향을 줬습니다. 2026년 8월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바로 그 집 문제, 그중에서도 "얼마나 오래 보유했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겠다는 방향 전환입니다. 아직 국회 심의가 남아 있지만, 지금 신혼집을 고민 중이라면 이 흐름을 짚어두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유에서 거주로, 세금 기준이 바뀝니다
일반적으로 집을 오래 갖고 있으면 세금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개편안을 꼼꼼히 살펴보니, 그 전제가 2029년부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핵심은 양도소득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입니다. 여기서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집을 팔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 중 일부를 공제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입니다. 지금까지는 1세대 1주택자라면 보유기간으로 최대 40%, 거주기간으로 최대 40%를 합산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유만 해도 절반은 챙길 수 있었던 셈입니다.
개정안은 이 구조를 단계적으로 바꿉니다. 2027년까지는 현행대로 보유 40%, 거주 40% 구조가 유지되지만, 2028년에는 거주 60%, 보유 20%로 중간 단계를 거친 뒤,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 공제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대신 거주기간에 연 8%, 최대 80%가 집중됩니다. 동시에 공제 금액 상한도 생깁니다. 2028년에는 1인당 20억원, 2029년 이후에는 10억원이 한도입니다. 쉽게 말해 공제율이 80%라도 초고가 주택은 공제 금액이 무한정 늘어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주택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2029년 이후에는 임대만 하고 본인이 살지 않은 주택은 장기보유공제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보유 자체가 실익이 없어지는 구조로 바뀌는 겁니다.
- 2027년까지: 보유기간 공제 최대 40%, 거주기간 공제 최대 40% (현행 유지)
- 2028년: 거주기간 연 6% 최대 60%, 보유기간 연 2% 최대 20%로 전환
- 2029년 이후: 보유기간 공제 폐지, 거주기간 연 8% 최대 80%만 인정
- 공제 금액 상한: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
이 내용은 2026년 8월 3일 발표된 정부의 공식 자료 기준입니다(출처: 기획재정부). 다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적용 시기나 공제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확정 법률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종합부동산세, 실거주와 비거주의 격차가 커집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거주 여부에 따라 이렇게 크게 갈릴 줄은 몰랐습니다.
종합부동산세란 매년 6월 1일 기준으로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내는 보유세입니다. 취득 후 매년 부과된다는 점에서 집을 파는 시점에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와는 다른 제도입니다. 현재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원입니다.
개정안에서는 2027년부터 이 기준이 실거주 여부로 나뉩니다. 실거주 1세대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14억원으로 올라가고, 비거주 1세대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아집니다. 공시가격 14억원이면 정부 자료 기준으로 시가 약 20억원 수준입니다. 같은 집을 가지고 있어도 직접 살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공제액 차이가 무려 5억원이 납니다.
세율 구조도 바뀝니다. 지금은 주택 수에 따라 다른 세율이 적용되는데, 2028년부터는 주택 수 기준 차등세율이 사라지고 공시가격 합산가액 기준으로 동일한 세율이 적용됩니다. 과세표준이 6억원에서 12억원 구간부터 현행보다 세율이 오르고, 고가 구간일수록 인상 폭이 커집니다. 이 변화는 "30억짜리 한 채가 10억짜리 세 채보다 종부세가 적다"는 기존 구조의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방향으로 읽힙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달라집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입니다. 현재 60%인데, 개정안은 2027년부터 일반 납세자는 70%,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는 2028년부터 80%로 올립니다.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에서 80%로 오를 경우 전국 주택분 보유세는 약 15.7%, 서울은 약 21.1%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출처: 국회예산정책처). 다만 이 추계는 기본공제 확대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신혼부부가 지금 실제로 따져봐야 할 것들
제가 직접 신혼집을 구하면서 느꼈던 건, 대부분의 고민이 "이 집이 오를까"에 쏠려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결혼 후 몇 년을 살아보니 더 중요한 질문은 "이 집에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였습니다. 이번 개편이 그 질문을 세금 제도로도 확인해주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여기서 몇 가지를 짚어두고 싶습니다. 20억에서 30억원대 주택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해질 것이라는 시장 해석이 있습니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가 14억원으로 오르고 초고가 구간의 세율이 더 가파르게 올라가는 구조 때문입니다. 마포, 성동, 강동 일대의 아파트가 이 구간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부가 발표한 결론이 아닙니다. 세금 구조 하나만으로 특정 지역 집값이 오른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금리, 대출 규제, 입주 물량, 학군, 전세가격 등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서울 전세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집주인이 직접 거주해야 세제상 유리하다면 임대로 내놓는 집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습니다. 비거주 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임대인이 그 비용을 월세에 전가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시장에는 전세대출, 금리, 임대차법, 보증보험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예측은 정확하게 맞은 경우보다 빗나간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부부 공동명의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개정안의 일반 개인 기본공제는 단순히 인당 9억원이라고 자르기보다, 개인별 지분과 거주주택 비율, 1세대 1주택 특례 적용 여부에 따라 복잡하게 계산됩니다. 공동명의 여부는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자금출처 문제까지 함께 보고 세무사에게 개별 계산을 받아야 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단순 계산을 그대로 적용했다가 나중에 낭패를 보는 사례를 여럿 봤습니다.
지금 신혼집을 고민 중이라면 확인해야 할 다섯 가지
- 매매가격이 아닌 공시가격을 확인한다. 종부세는 시세가 아니라 공시가격 기준으로 계산됩니다.
- 최소 예상 거주기간을 정한다. 2~3년 안에 이사할 계획이라면 장기거주 공제를 전제로 집을 사면 안 됩니다.
- 공동명의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전제하지 않는다. 양도세, 증여세, 자금출처 등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 대출 원리금뿐 아니라 재산세, 종부세, 관리비까지 합산한 연간 주거비용을 계산한다.
- 개정안과 확정 법률을 구분한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내용과 적용 시기가 바뀔 수 있습니다.
자산이 없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 자산가의 세 부담을 높이는 정책만이 아니라, 소득을 모아 첫 자산을 취득하고 예측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정책이 바뀔 때마다 이미 자산과 현금을 가진 사람은 새로운 틈새를 찾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신혼부부는 대출 계획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자산격차를 줄이겠다는 제도가 오히려 진입한 사람과 진입하지 못한 사람 사이의 사다리를 더 가파르게 만들지는 않을지, 솔직히 회의감이 드는 부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27년부터 보유기간 공제가 바로 없어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2027년까지는 현행 구조(보유 40%, 거주 40%)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2028년에 거주 60%, 보유 20%로 중간 단계를 거친 뒤, 2029년부터 보유기간 공제가 폐지됩니다. 온라인에서 "2027년부터 당장 바뀐다"는 설명을 종종 보는데, 적용 연도를 혼동한 경우입니다.
Q.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도 종부세를 더 내게 되나요?
A. 네, 그렇습니다. 개정안 기준으로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늘어나지만, 비거주 1세대 1주택자는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듭니다. 같은 주택을 가지고 있어도 거주 여부에 따라 과세표준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납부 세액도 차이가 납니다. 일반적으로 보유만 해도 혜택이 동일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개편으로는 그 전제가 무너집니다.
Q. 부부 공동명의면 각자 9억원씩 공제받나요?
A. 단순하게 "각 9억원"이라고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개정안의 일반 납세자 기본공제는 개인별 지분율과 거주주택 공시가격 비율, 1세대 1주택 특례 선택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산식이 적용됩니다. 취득세, 양도세, 자금출처 문제까지 함께 봐야 하므로, 실제 취득 전에 세무사에게 개별 계산을 받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이번 세제개편안은 언제부터 확정 적용되나요?
A. 이번 발표는 정부의 개정안이며, 아직 국회 심의와 법률 개정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공제율, 공제 한도, 적용 시기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자산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최종 입법 결과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결론
이번 세제개편의 방향은 분명합니다. 오래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받던 혜택은 줄이고, 실제로 그 집에서 살아온 사람에게 공제를 집중하겠다는 것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029년부터 거주기간에만 인정되고,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도 실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갈라 설계됩니다.
제가 결혼 초에 신혼집을 고를 때 가장 후회한 건 "이 집이 오를까"에만 집중하느라 "우리가 여기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를 깊이 따지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이번 개편은 그 질문이 세금 측면에서도 중요해졌다는 신호입니다. 좋은 집을 고르는 기준이 단순히 시세 상승 가능성에서, 실제로 오래 살 수 있는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공제 한도와 거주요건을 확인하고, 확정 법률이 나오면 세무사와 함께 개별 상황을 점검해두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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